광주 초등학교(병설유치원) 석면공사, 결국 500여명이 가정 돌봄으로 전환

윤진성 기자 | 기사입력 2020/02/26 [09:24]

광주 초등학교(병설유치원) 석면공사, 결국 500여명이 가정 돌봄으로 전환

윤진성 기자 | 입력 : 2020/02/26 [09:24]

 

 

[코리아투데이뉴스] 광주지역 내 석면공사 대상 초등학교 및 병설유치원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는 “겨울방학 중 석면 제거 공사 시 초등학교 돌봄교실 및 방과후학교 및 유치원 방과후과정(이하, 초등 돌봄교실) 등 교육활동 중단에 대한 대책 마련”을 광주광역시교육청에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.

 

애초에 광주시교육청와 일선 학교는 초등 돌봄교실 운영을 중단하고, 일방적으로 학부모에게 개별 대책을 마련하도록 안내하는 등 돌봄의 책임을 가정에게 미룬 바 있으나, 문제제기가 빗발치자 교육청은 뒤늦게 해결을 고민하겠다는 식의 3차례 공식 답변(10월23일, 11월20일, 12월26일)을 하였다.

 

하지만 그 해결의 한계는 명확했다. 대다수 지역아동센터의 정원이 가득 차 있어 과밀학급의 상황이 불가피하고, 돌봄교실 대상자의 타 기관 적응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, 결정적으로 지역아동센터의 대기자가 많거나 센터장의 비협조로 인해 대안점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.

 

결국 초등학교의 경우 석면공사 대상 학교(11개교) 중 4교는 열악한 인근학교와 작은도서관을 이용하여 돌봄교실을 운영하게 되었고, 나머지 7개 학교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. 이로 인해 초등학교 돌봄교실 대상자 480명 중 331명(69%)이 가정돌봄을 실시하는 등 실제로 보육대란이 일어났다.

 

병설유치원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. 석면공사 해당 유치원(11개원) 중 3개원은 타병설유치원으로 이동하여 방과후과정을 운영하였으나, 나머지 8개원은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았다.

 

이로 인해 일부 원아는 타사립유치원, 어린이집 등으로 전학을 갔거나 지역아동센터로 이동시켰으며, 병설유치원 원아 314명 중 절반인 244명(77.7%)은 가정돌봄을 실시하였다.

 

이후 별 다른 수가 없어,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는 석면공사 해당 학교의 교육활동 중단에 대한 대책 마련을 광주시에 호소하였고, 이용섭 광주시장은 “석면공사 대상 학교에 돌봄이 필요한 학생·원아들을 인근 지역아동센터로 돌봄 연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 마련”을 지시하였다.

 

광주시는 신속한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석면공사 대상 학교의 인근 지역아동센터 신고정원 내외(2~3명 추가 이용)에서 돌봄 연계를 추진하고, 해당 학교 교사와 1:1 상담을 통해 상시연계 안내 및 정보 제공하는 등 정책적으로 적극행정을 펼쳤다.

 

또한, 광주시 위탁 지역아동센터광주지원단에서도 9개 지역아동센터로 30여명의 학생, 원아를 추가 연계하여 돌봄 지원하는 등 실무적으로 성과를 거두는데 일조하였다.

 

한편, 광주시교육청 양정기 교육국장과 그 이하 교육청 관료들은 학부모들과 시민단체의 면담의 자리에서 “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여 피해가 발생 않도록 하겠다.”며 안심을 시켰으나, 결과론적으로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은 채 교육국장과 유아특수교육과장은 직무를 변경하였고, 초등교육과장은 정책국장으로- 담당 사무관은 서기관으로 승진하는 명예를 누리었다.

 

이에 반면, 어느 학부모는 광주시교육청의 말만 믿고 기다리다가, 결국 생계를 위한 직장을 그만두어 가정 돌봄으로 전환하였고, 어느 학부모는 차디찬 바닥, 온수시설 미설치 등 열악한 돌봄 환경을 알고 있음에도 자녀를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했으며, 어느 학부모는 가정 돌봄을 하는 다른 부모에게 맡기는 경우도 발생하였다.

 

이처럼 사태의 정도가 심각함에도,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가 입이 없어서 말을 못하는 게 아니다. 돈 벌어 먹고 살기 바쁘고, 입바른 소리하면 자녀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등 맞벌이·한부모·저소득층 가정이 학교 안에서의 불리한 위치이기 때문임을 광주시교육청과 학교는 알아야 한다.

 

말로만 “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”를 외칠 것인가? 저소득층과 맞벌이·한부모 등 가정 증가에 따른 양육부담 증가에 따른 출산율 감소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를 통해 관계기관의 세세한 조치가 필요하다.

 

특히 광주시교육청은 인근학교나 작은도서관, 주민자치센터, 종교시설, 복지회관 등 학교인근 범위 내에서 유휴공간을 확보하고, 지역아동센터 이용 협약(안)을 마련하는 등 2020~2027년 예정된 초등학교(병설유치원) 석면공사로 인한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수용하는 선제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.

 

우리단체들도 더 이상 보육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계기관과 협조해 나갈 것이다.

 

2020. 2. 25.

2019년 겨울방학 석면공사 대상 초등학교 및 병설유치원 학부모 일동

광주복지공감 플러스,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,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

 

윤진성 기자(tkpress82@naver.com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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